다리가 네 개이고 머리는 둘이었으나 손은 한 쌍밖에 없는 신화 속 켄타우로스를 보았다. - 미시간 피아노 카메라타 제13회 정기연주회 힐링 음악 (09.29) - 긴 연휴를 즐기다가 무료해갈 때 즈음, 우연히 티켓 사이트를 뒤적여 보았다. 본래 콘서트, 뮤지컬을 찾아볼 의도였지만, 르네상스 교양 수업이 생각나 연주회 카테고리를 살펴보았다. 관심 두고 찾아보...
시집, 남다른 초행길에서 - 김수복 시인의 『하늘 우체국』을 읽고 - 표지에는 윈도 화면 보호기에서나 볼 법한 직사각형들이 불규칙하게 놓여있다. 그것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중앙의 공간으로 향하고 있다. 아니, 그렇게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무언가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 이것이 시에 빠져든다는 느낌일까? 말하기조차 부끄럽지만, 나는 지금껏 읽어본 시집을 다섯...
술잔에 물을 채워도 마신 잔에 비례해 취하는 우리들
발 녹이면 물 나와
밀라노의 비를 피하다 그리니치의 시간은 허락하는데 낮과의 투쟁에서 밀려난 어둠이 고작 당신 눈가 밑으로 쓸쓸히 드리운다 길 잃은 두 손 모아 처마 지붕을 그렸고 옷가지를 적시며 걸음을 재촉한다 부실한 숲속 숨겨진 당신의 노란 보조개는 수줍어하는데 눈가 밑 초라한 어둠은 아직도 빗물에 적셔질 뿐 점점 더 세찬 비가 내리는 밀라노의 낮이다 한 때는 어둠만은 당...
'려'의 틈새 패션파크 육층 아디다스를 배회하는 파랑새를 갈아 만든 눈동자와 뾰루지마저 새하얀 피부의 스님을 보았다 허리춤에서 흘러내린 재야의 띠를 따라가면 미처 칠하지 못한 프라모델처럼 못생긴 운동화가 시선들을 움츠리게 한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갈망하는지 그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지 않지만 그런 믿음을 실천하'려'고 한다 려의 더함이 의미를 달리한...
관철동을 지나 약속 장소는 종로 5가 그리고 4번 출구 왜 4번 입구는 없을까 무심코 뱉어보는데 돌아오는 건 취기 오른 아재의 요절복통 콧방귀뿐 탈출하고자 서서히 뱉어지는 흑백 미생들 사이 하얗게 겉칠한 흑색 돌이 포석을 놓는다 테두리로만 걷기엔 매력적인 영감이 부족하니 어여쁜 할머니들이 계시는 골목으로 가보자 낯선 익선동의 감성 품은 그늘을 뒤로하고 조미...
징검다리 온 마을 통을 주름잡던 그 시절의 소년은 ‘ㅎ’ 번호판을 단, 웃고 있는 어린 양들에게 알려주지 못할망정 바다를 묻고 되묻는다 물질하다 마주친 해초를 쥐어짜듯이 한 손으로 손주의 손톱 사이를 꼬집다가 왼편에 일렁이는 파도를 보고서 오른편으로 핸들을 돌린다 할아버지, 저긴데 평생 밟아보지 못한 저 먼 육지 땅을 갈망하며 그 시절에 던진 소년의 부메랑...
숨의 색 숨을 본 적 있니 분홍 아니 새하얀 아니, 어쩌면 미지의 그런 색일지도 몰라 난 알 수 있어 두 눈 똑똑히 뜨고 보았어 오백 원짜리 가느다란 아지랑이 차림으로 망막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오는 숨을 말이야 세뇨(Segno)* 숨은 푸른색이야 하늘이 저리 푸를 수 있는 이유지 언제부터인지 서쪽에서 불어온 회색 숨이 보이기 시작했어 꽃향유 따라 비행하는 ...
상승 (想乘) 열차는 생각이 많다 많은 생각을 태웠으니까
소문 날계란을 째려보아라 후라이가 될 테니 닭이 되었네
어느 식당 삐끼(?)가 말을 걸었다. "칸코쿠노, 여기 싸다. 맛있다." "스...스미마셍..." "여기 종나 마시써!!!" 야! 너 한국말 누구한테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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